2016년 2월 22일 월요일

문제는 경제다! (공매도가 아니고)


HJ 입니다. 요즘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는 공매도에 대한 생각을 풀어봤습니다.

Its the Economy, Stupid!

근래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공매도에 대한 집단적 불만제기가 늘고 있다이들의 논지는 공매도가 주식가격의 상승을 막는 주요 요인이며 공매도는 기관에게만 열려있는 기법이기 때문에 기관들이 세력을 이루어 공매도 작전을 펼쳐 주가폭락을 야기한다는 것이다이런 주장에 여러가지 논리적 모순을 지적할 수 있고 공매도의 순기능을 역설할 수 있지만 한발짝 물러서서 더 큰 그림으로 이 문제를 보았음 한다

지금 문제는 공매도가 아니다문제는 한국 경제의 정체와 한국 자본시장의 정체이다빌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사용해서 재미를 본 “Its the Economy, Investors!” 문제는 경제야!!

왜 공매도가 늘어났는가롱숏 펀드가 기형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롱숏 펀드는 지난 몇년간 전통적 펀드의 몰락을 양분으로 성장했다보통 투자는 장기적 자본이득을 목표로 하고 펀드는 이를 잘 달성해 주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하지만 한국경제가 파이를 키우지 못하고 정체되어 주식시장의 상승이 어려웠고 자연히 펀드의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더불어 운용방식이 단기주의에 그치다 보니 장기적 종목발굴보다 펀드레이징에 의존한 수급플레이에 치우치며 장기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경우가 허다하고 이는 펀드에 대한 전체적 신뢰를 저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위험 중수익을 표방한 롱숏펀드가 등장했고(한국형 헤지펀드 포함) 빠른 속도로 성장다보통 롱숏전략은 상당히 니치마켓 플레이다주식시장이 성장하고 이중 일정부분이 롱숏전략에 의해 운용 된다면 공매도가 그리 욕먹을 사안이 안될 것이다주식시장이 답보 상태여서 화딱지 나는데 공매도는 늘어나고 있으니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회사의 사장부터 거기에 투자하는 개인주주까지 공매도 탓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가 실종되고 투기가 난무하는 현 주식시장에서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는가그들을 투기로 내몬 한국 경제 시스템이 우선 문제지만 PER 100배에 투자(?)하면서 공매도 세력을 운운하는 투기자들도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투자의 실종이고 한국 자산 운용업의 실패다왜 한국에는 피터린치나 존 템플턴의 성공 스토리가 나오기 힘든가사실 이러한 스토리는 경제가 한참 성장할 때 나온다우리도 그런 시간이 있었다하지만 그 열매를 소수의 사람들이 독식한 경향도 있다이미 한국은 세계 최고의 투자기록 보유자들이 있지 않은가http://santa_croce.blog.me/220634292003 만약 이들의 성과가 펀드였다면 한국 자산운용업의 지도는 바뀌었을 것이다대기업 위주로 경제가 재편되면서 그 열매가 여러 중견기업으로 나눠졌고 이런곳을 발굴하여 투자하는 펀드가 성공 스토리를 썼다면 말이다

물론 더 직접적인 문제도 있다이미 지적한 단기주의가 그것이다한국의 자산 운용사는 성공의 기회가 있을 때 시스템이나 인프라 구축보다는 단기적 이익에 집중했다이는 바이코리아 펀드미래에셋 펀드랩열풍 등 계속적으로 반복됐다하지만 이것도 누가 누구를 탓할 것인가인기에 영합해 잘나가는 펀드만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우리의 투자문화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그리고 이것이 지겹도록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미 늦은감이 있지만 공매도 바로잡기가 아닌 운용업의 정상화가 요원하다한국 GDP대비 운용업의 역량은 형편없다경제 파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대기업의 독단을 막으면서 양극화도 해소해야 하고 인구절벽도 막아야 하고 각종 미시적 거시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고 이는 마라톤에 가까운 장기 레이스가 될 것이다.

그 중 비교적 손쉽게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글로벌 투자와 자산배분이다물론 이것을 제대로 해낼 운용인력이 국내에 극히 드물다는 함정이 있긴 하지만 노력한다면 단기간에 극복 가능하다고 본다미국 개인투자자 포트폴리오의 30%이상이 해외자산이라고 하는데 헬반도라고 하는또 글로벌 공급체인 끝단에 서있는 한국시장에 올인하는 방식은 너무도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다.

공매도의 순기능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인정되고 있다다만 한국주식시장의 규모가 정체된 상황에서 공매도의 증가는 시장의 왜곡 현상을 일정부분 야기하고 있다공매도 금지 등의 극단적 처방보다 이기회에 한국 경제의 장기적 성장이나 간접투자의 활성화한국 운용업의 성장뱡향 등에 대한 더 열띤 토의가 있었음 좋겠다문제는 경제다.

댓글 1개:

  1. 공매도를 비롯한 자산운용업 전반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것 전적으로 동의. 왜 다들 단기수익률에 열광을 하는지 또는 그럴 수 밖에 없는지는 정말 깊게 생각해 봐야할 문제인듯. 운용업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삶에 도움을 주는 도구로써 금융자산을 받아드리는 문화가 확산이 되어야 함. 수익이나 트레이딩 아이디어도 좋지만 큰 그림에서 hj가 제기한 문제는 운용업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써, 선진 금융시장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우리들로써 평생 안고가야할 숙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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